티스토리 뷰
목차
1. <페인트> 책 소개
이희영 작가가 집필하였으며, 제12회 창비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이 소설은 청소년 추천도서로 유명하지만 내용을 읽다 보면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소재와 주인공 제누의 생각 깊은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청소년뿐 아니라, 앞으로 아이를 키우게 될 혹은 이미 키우고 있는 어른들도 꼭 읽었으면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저출산으로 나라의 존폐에 심각한 위기를 겪는 미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이미 그 미래가 아주 가까이 다가온 듯하여 더욱더 와닿았습니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일에 부담을 느끼는 부모들을 위한 대책. 나라가 대신해서 아이들을 키우고 어느 정도 큰 아이들이 본인 스스로 부모를 선택할 기회를 주는 색다른 발상이 흥미로우며 아이가 부모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아이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완벽한 부모, 준비된 부모는 과연 어떤 부모일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2. 줄거리
아이 낳기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갑니다. 정부가 출생을 장려하기 위해 갖은 지원책을 펼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아이 낳기를 기피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지는 문제에 정부는 결국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됩니다. 단순히 양육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직접 아이들을 데려다 키운다는 말이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낳았는데 자신들이 키우기를 원하지 않을 경우 정부에서 그 아이를 데려와 직접 양육하는 제도였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국가에서 키우는 아이들이라며 'nation's children'이라 불리고, 정부에서는 앞글자를 따서 NC센터를 만들게 됩니다. 그곳에서 국가가 나서서 아이들을 키우게 되는데 NC센터는 아이들의 공부부터 건강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관리합니다. 그러다 아이가 13살이 되면 그때부터 아이는 부모 면접을 볼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됩니다. 한마디로 청소년들이 면접을 통해 자신의 부모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 청소년들은 19살까지 부모를 만나지 못하면 20살에는 NC센터에서 나와 자립을 해야만 합니다. 심지어 NC센터에서 부모를 만나지 못하고 홀로 사회에 나온 아이들은 ID 카드에 NC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달리게 됩니다. 주인공인 제누 301은 다른 아이들보다 성숙하고 생각이 깊은 아이였습니다. 그 때문에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NC센터에서 아이를 입양하려는 가식적인 부모들을 한눈에 알아보게 됩니다. 그렇게 제누는 부모를 만나지 못하고 NC센터에서 1살씩 나이를 먹어가게 됩니다. 제누가 지내는 NC센터는 전국에서 가장 실적이 낮은 센터였습니다. 워낙 깐깐했던 센터장은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만 만나게 해주고 싶다며 부모 면접에 오는 부부들을 철저하게 조사했습니다. 어느 날 센터장인 박은 제누를 불러 한 부부의 홀로그램을 보여줍니다. 홀로그램에는 부모 면접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센터장인 박의 높은 기준에 만족하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센터의 낮은 실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누에게 준비가 덜 된 부부의 홀로그램을 보여주게 됩니다. 하지만 제누는 홀로그램에서 본 젊은 부부의 솔직함에 마음이 끌리게 되고 페인트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페인트란 'parents interview'의 줄임말로 부모 면접을 의미합니다. NC 아이들은 부모 면접을 이렇게 페인트라는 은어로 부릅니다. 전혀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라고 만류하는 박에게 제누는 세상 어떤 부모도 미리 완벽하게 준비할 수는 없다며 젊은 부부와 부모 면접을 보고자 합니다. 제누를 찾아온 젊은 부부 중 한 명이었던 하나는 자신의 엄마가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루어줄 엄마의 대리인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는 제누에게 부모가 아닌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는 일방적인 부모의 지원과 교육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면서 자신만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갖게 됩니다. 만약 자녀가 부모와 성숙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기가 온다면 그때부터는 부모가 일방적인 조력자의 역할을 하기보다는 자녀의 생각을 들어주고 결정을 지지해 주고, 반대로 부모의 고민을 자녀에게도 털어놓음으로써 친구처럼 지낼 수 있게 된다면 훨씬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의 진심을 확인 한 제누와 젊은 부부는 여러 번의 교감을 통해 점점 바깥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합니다.
3. 독자들 감상평
우리는 흔히 결혼 할 준비가 되면 결혼을 하겠다고 하고, 아이를 낳을 준비가 되면 아이를 낳겠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결혼 준비가 완벽하게 됐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또 부모가 될 준비를 완벽하게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아이를 낳고 부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지금 나는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준다면 선택받을 수 있는 부모인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부모 관점에서의 평가가 아닌 오롯한 아이들의 시선에 의한 평가에 우리는 몇 점짜리 부모일까? 책에서 제누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 그건 만들어가는 거니까요.' 제누의 이 말을 들으며 부모란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를 가졌다고 아이를 낳았다고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가며 부모가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완벽하게 준비된 부모는 없지 않을까? 아이도 부모도 모두가 처음인 서로의 관계. 이미 완벽하게 준비되어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며 하나씩 만들어가는 관계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