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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욘 포세 작가 소개
작가 욘 포세는 1959년 노르웨이의 헤우게순이라는 곳에서 태어납니다.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했고 문예의 창작을 가르치기도 했던 어찌 보면 정통파 작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작가로서 그의 작품들은 극적인 사건을 다루거나 사회의 모습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담담한 필체로 한 인간의 인생을 조망하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그의 작품들은 재미가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생각할 만한 점이 충분한 수작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한 기세를 얻어 언젠가부터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계속 오르내리고 있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2. <아침 그리고 저녁> 줄거리
이 작품의 시작은 요하네스가 출생하는 날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요하네스는 아버지 올라이와 어머니 마르타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어부인 올라이는 자신의 업을 함께할 아들을 많이 원했지만 맏딸인 마그다 이후에 한동안 태기가 없어 걱정을 하던 차였습니다. 더 이상 아이가 생기지 않아 부부가 체념을 할 무렵 아이가 생겼고, 올라이는 이번에야말로 바닷일을 도울 아들일 거라며 기대를 합니다. 그러면서 아들이 태어나면 자기 아버지 즉 아이의 할아버지 이름을 따서 요하네스라고 이름을 짓겠다고 계획합니다. 산통이 시작되어 산파가 오고 올라이는 밖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아이가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마침내 아이가 태어나고 기대한 대로 아들임을 확인한 올라이와 마르타는 매우 기뻐하면서 요하네스의 첫 생일이 지납니다. 시간이 흘러 요하네스도 일곱 자녀를 다 출가시킨 후 아내 에르나를 먼저 떠나보낸 노인이 되어 있습니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난 요하네스는 평소에 늘 하던 대로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나서 서쪽 바닷가로 산책을 가기로 합니다. 이상하게도 평소와 달리 몸이 가볍고 아픈 데도 없다는 걸 느끼면서 요하네스는 밖으로 나와 바닷가로 향합니다. 바닷가에서 이미 죽은 걸로 알았던 오랜 친구 페테르를 만났는데, 그는 바다에 쳐놓은 꽃게망을 보러 간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요하네스가 잠시 바다를 둘러보다가 고개를 돌리니 페테르가 사라져 있었고, 어리둥절한 그는 저 멀리 가고 있는 페테르를 목격합니다. 페테르를 쫓아간 요하네스는 그의 백발이 길게 자란 것을 보고 늘 그래왔듯이 머리를 잘라주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페테르는 꽃게망을 걷어올려 단골에게 팔자며 요하네스를 데리고 배에 오르는데, 요하네스는 그 단골은 죽지 않았나 의아해하면서도 그를 따라가 봅니다. 바다 위에서 낚시를 해보려던 요하네스는 낚싯줄이 이상하게 바다 아래에 가라앉지 않아 바다가 더 이상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것 같다며 속상해합니다. 꽃게를 걷어 항구로 돌아온 두 사람은 꽃게를 팔 손님들을 기다리는데 단골이었던 페테르센이 나타납니다. 그녀는 오늘은 꽃게를 살 필요가 없다면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요하네스는 페테르센을 바래다주고 돌아옵니다. 요하네스는 페테르와 헤어져 집으로 가는데 뒤돌아보니 페테르와 그의 배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어 어리둥절해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그는 아내 에르나를 만나고 함께 집으로 돌아와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데 요하네스는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에 흡족해합니다. 그러던 그는 페테르의 머리를 잘라주러 가야겠다며 다시 집을 나섰는데, 길에서 그가 제일 사랑하는 막내딸 싱네와 마주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싱네는 본 채도 없이 어두운 얼굴로 그를 지나쳐버리고, 요하네스는 딸이 왜 그러는지 이상히 여깁니다. 요하네스는 싱네를 따라갈까 하다가 내친김에 페테르의 집으로 가지만 페테르는 집에 없었고 집 앞에서 그를 기다리기로 합니다. 한편 아버지 요하네스의 집에 도착한 싱네는 아침부터 전화도 안 되는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페테르의 집 앞에 앉아 있던 요하네스는 사위 레이프가 급히 차를 몰고 지나가는 것을 목격하는데 그 사이 페테르가 나타납니다. 페테르는 요하네스 그가 죽은 거라며 자신이 그를 데리러 왔다고 하고 함께 배를 타고 떠납니다.
3. 나만의 분석
이 소설의 주인공은 요하네스라는 한 남자인데, 특이하게도 이 소설에서는 요하네스의 삶을 다루지 않습니다. 1부에서는 요하네스의 생일을 그리고 있는데, 그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고 곧 나올 아이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아버지 올라이의 모습만 그려질 뿐입니다. 2부에서 드디어 요하네스의 삶이 그려지는 건가 싶지만 2부의 이야기는 그가 죽고 나서 겪는 신비로운 일들입니다. 이 소설의 제목은 아침 그리고 저녁으로 1부는 인생의 아침인 탄생을, 2부는 인생의 마지막인 죽음을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은 탄생부터 죽음까지이므로 사람의 삶에 대해 그리기 위해서는 그 사이의 이야기를 보여줘야 할 텐데 작가 욘 포세는 도리어 탄생과 죽음만을 보여주고 그 사이의 인생 이야기는 극단적으로 배제하고 있습니다. 마치 인간의 삶에 있어서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탄생과 죽음 단 두 가지뿐이라고 주장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사이에 일어나는 무수한 일들이 시간이 흐른 후에 와서야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사람이 살면서 겪는 여러 가지 희로애락의 굴레에서 조금 더 초연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독자들은 삶의 의미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