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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작품 소개
역사와 초자연적 현상을 결합한 환상소설. 1912년 침몰한 타이타닉호와 4년 후 침몰한 자매선 브릭타닉호의 실화를 바탕으로 두 배에 모두 탑승한 실존 인물에게서 모티브를 따온 주인공을 통해 그 이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극도로 흔들리는 주인공 애니의 심미를 따라 이야기를 쫓아가는 독자에게 묘한 긴장감과 불안감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이어질 사건들에 대한 기대에 대한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2. 전반부 내용 요약
주인공의 이름은 애니 헤블릿. 초호화 선박 타이타닉호의 1등실 여성 승무원입니다. 북대서양의 얼어붙은 바다에서 비극을 맞이했던 바로 그 배. 이렇듯 우리는 이 배가 침몰할 것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가 진행이 되건 내내 그 침몰에 관한 불안감은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설정입니다. 주인공 애니는 승객 탑승으로 분주한 와중에 저쪽에서 울고 있는 젖먹이를 품에 안고 어쩔 줄 몰라하는 승객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의 이름은 마크 플래처. 애니는 그를 보자마자 알 수 없는 끌림에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마크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아기도 있는 유부남이었고 아내의 이름은 캐럴라입니다. 애니는 어쩌다 마크의 아기인 온디를 돌보는 일을 돕게 됐습니다. 이 배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어났던 침몰 사건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물들도 등장을 합니다. 억만장자, 철강업자를 비롯해서 타이타닉호에서 가장 부자였던 승객으로 알려진 존 제이코 베스터 4세 등 실존 인물과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적절히 섞여서 미신, 의심, 죄의식을 통한 불안감을 증폭시키다가 결국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비극에 도달하게 됩니다. 주인공 애니는 항해 초반부터 1등실 승객 이 사람 저 사람을 상대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중에 초반에 가장 임팩트 있는 사건으로 뽑을 수 있는 것은 부잣집 하인 테디 사건입니다. 9살 정도 되는 어린 하인인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여성의 노랫소리에 취해서 멍하니 목소리를 따라가기 시작합니다. 결국 테디는 갑판에까지 올라왔고 계속 소리를 따라서 난간까지 걸어가서는 바다로 추락할 뻔합니다. 그 순간 테디를 구해준 것은 데이비드 존 본이라는 프로복싱 선수였는데 그는 동료 복싱 선수인 레슬리 윌리엄스와 함께 등장을 하는 인물입니다. 이들은 작품 초중반을 휘젓고 다니면서 이야기를 전도시키는 빌런 같은 인물입니다. 1등실의 부자들과 대비되는 형태로 배 안에서 속임수와 사기극으로 돈벌이를 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테디가 정체 모를 목소리를 따라가다 바다에 추락할 뻔한 것은 알 수 없는 목소리 유령 그런 게 배를 감싸고 있다는 암시 일지도 모릅니다. 이때 승객들의 불안감에 불을 붙이는 이가 등장을 했으니 바로 윌리엄 토머스 스테드입니다.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신비주의자로 알려진 실존 인물인데 그는 1등실 부자들한테 이 테디 사건을 공허의 부름이라고 명명하면서 유령들이 사는 세상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을 합니다. 결국엔 일부 승객들과 함께 산 사람들이 죽은 이의 훈련과 교류를 시도하는 모임인 이른바 교령회를 열기에 이르렀는데 그때 더 큰 사건이 발생합니다. 아까 투신하려고 했던 그 테디가 이번엔 진짜로 죽은 채로 발견됩니다. 인과관계를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상황에서 기이한 모습으로 발견이 된 테디. 이야기는 이제부터 속도를 붙이기 시작합니다. 계속해서 이런 방식으로 불안감을 증폭시키다가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사건 침몰에 도착하게 됩니다. 주인공 애니에 불리는 구명정에 몸을 싣고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의 눈에 보인 것은 바닷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는 아기 온딘 그리고 끌렸던 남자 마크의 아내 캐럴라인이었습니다. 그녀는 즉시 그들을 구하러 차가운 바다에 몸을 던졌습니다. 이게 실제로 사건 발생했던 기록을 찾아보면 그 당시 바닷물의 온도가 영하 2도 정도였다고 하는데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애니는 다행히 살아남았습니다. 그렇지만 아가도 못 구했고 아가 엄마도 못 구했고 복잡하고 괴로워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게 됩니다. 그런 그녀에게 도착한 편지 온딘이 살아있다고 합니다. 구해낸 기억은 없는데 아무튼 살아있답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타이타닉호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입니다. 동료는 지금 타이타닉호의 쌍둥이 배인 브리타닉호 탑승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애니에게 함께 가자는 연락을 한 건데 지금 등장한 브리타닉호 또한 실존했던 배입니다. 애니는 타이타닉호의 침몰 기억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또 배를 타게 됩니다. 이번에는 승무원이 아닌 병원선 간호사 신분으로 탑승을 했는데 타이타닉호와 너무나도 닮아있는 브리타닉호. 다만 승객은 달랐습니다. 부유한 1등실 승객이 아닌 죽음의 냄새 진하게 풍겨오는 부상자들을 태우고 항해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때 환자들 사이에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바로 찌릿했던 그 남자 마크 플래처였습니다. 1등실에 부유한 승객이었던 그가 전쟁터의 부상병이 되었던 것입니다. 작품의 후반부 이야기는 타이타닉호를 침몰시킨 것은 유령이라는 이야기로 전개되며 마치 퍼즐 조각처럼 하나하나 맞춰지게 됩니다.
3. <심연> 작품의 시각화
제임스 카메론의 1997년 작 영화 타이타닉을 관람한 것이 <심연>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분위기는 완전 다르지만 이야기의 진행 방식만 놓고 보면 매우 비슷합니다. 1등실, 2등실, 3등실로 나뉜 다양한 계층의 인간들의 모습, 그리고 결국 도착하는 곳은 비극의 순간이다라는 설정. 특히나 이 소설이 글로 설명하고 있는 화려한 배의 모습이나 인물의 모습 등 이런 것들을 이미 영화에서 시각화를 했기 때문에 비교해서 상상하기가 참 좋았습니다. 공포 소설 같은 경우에는 배경과 상황 설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이야기가 재미있게 풀려나간다고 해도 공포 소설이 전하려고 하는 그 짜릿함의 전율을 전하기 위해서는 배경과 상황 설정이 이야기보다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작품은 반복되는 두 개의 시간대 그리고 두 대의 배를 통해서 어둠 속에 출렁이는 바다의 으스스함, 북대서양에 얼어붙은 심해 초자연적인 공포 이런 것들을 적절히 활용해 나가고 있는데 책을 읽으며 상상하게 되는 상황이 영화 타이타닉의 장면들과 오버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