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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보트하우스> 작품소개
욘 포세의 보트하우스는 1989년에 발표된 그의 초기작으로 화자인 나와 어릴 적 친구인 크누텐, 그리고 크누텐의 아내 세 사람의 관계를 그려낸 소설입니다. 소설은 화자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문체로 인해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화자의 불안감과 공허함은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독특한 구성은 소설의 서사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면서 화자의 내면이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나고 소설의 주제 의식이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욘 포세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릴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2. 줄거리
주인공인 나는 10년 정도 만에 옛 친구 크누텐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고향을 떠났던 크누텐은 휴가를 보내기 위해 가족들과 오랜만에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주인공과 크누텐은 과거 학창 시절에 다른 친구 2명과 함께 밴드를 결성해 활동을 했었고, 특히 친했던 둘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이후 결혼을 해 두 딸까지 둔 음악교사 크누텐과는 달리 주인공은 지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특별한 직업을 얻지 못했고, 30살이 된 지금까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반갑게 인사를 했고, 마침 크누텐과 함께 했던 그의 아내와 두 딸도 주인공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딱히 더 할 말도 없어 고민하던 주인공은 크누텐에게 저녁에 피오르에 나가 배낚시를 하곤 한다고 이야기했고, 그들은 짧은 인사와 함께 헤어집니다. 크누텐은 낚시를 즐기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지만 주인공은 내심 낚시에 합류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다음 날 저녁에 배를 타고 피오르로 나갑니다. 그런데 막상 피오로에 나가니 크누테의 아내 혼자 배를 타고 나와 있었고,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합류하여 함께 낚시를 해 크누테의 아내는 대구를 낚아 올립니다. 주인공은 크누텐이 피오르 가장자리 육지에 서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음을 눈치채지만 그의 아내는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듯했습니다. 크누텐의 아내는 피오르 가운데 있는 작은 섬에 가보자고 부탁했고, 주인공은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크누텐을 신경 쓰며 그녀를 데리고 섬에 오르게 됩니다. 그녀는 주인공에게 관심을 보이며 이런저런 질문을 하지만 과묵한 그는 짧은 대답만 할 뿐이었고, 두 사람은 곧 배를 타고 육지로 향합니다. 주인공은 과거 크누텐과 함께 밴드 활동을 하던 시절을 회상하는데, 그들의 아지트는 스베이앤이라는 사람의 보트하우스였습니다. 그들은 마이크대를 만들어 그곳에 숨기기도 했고, 주인이 잘 관리하지 않는 틈을 타 보트하우스 다락 쪽에 공간을 만들어 두고 친구들을 불러들이기도 했었습니다. 주인공은 저녁 산책을 나갔다가 크누텐 아내와 마주쳤고, 그녀는 주인공을 집 안으로 초대했는데 아이들을 재우던 크누텐이 그를 맞이합니다. 크누텐은 아내에게 딸들을 마저 재우라고 하고는 주인공과 둘이서 위스키를 마시는데, 이내 합류한 그의 아내가 와인을 따 함께 술을 마십니다. 주인공은 아내가 주인공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졌고, 이에 발끈한 그의 아내가 반박하면서 가벼운 말다툼이 벌어집니다.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부담스러워진 주인공은 작별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크누테의 아내가 그를 끌어안으며 진한 인사를 건넵니다. 귀가한 주인공은 과거 밴드 활동 당시에 크누텐과 자신이 각자 여자를 한 명씩 데리고 데이트를 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다음 날 저녁에 마을 축제가 열렸고, 크누텐이 떠난 후에도 종종 연주 활동을 하던 주인공은 늘 하던 대로 토르셀과 함께 무대에서 연주를 합니다. 강당에 가득 탄 사람들은 춤을 추며 즐겼고, 그 자리에 크누텐 부부도 찾아왔는데, 크누텐은 동창 여자와 춤을 추고, 아내는 연주하는 주인공에 관심을 쏟습니다. 연주가 잠시 멈춘 사이 크누텐의 아내는 주인공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주변의 젊은 취객들은 그들에게 시비를 거는데 주인공은 그녀를 무대 뒤쪽에 데려갑니다. 크누텐의 아내는 대담하게 주인공의 무릎에 앉아 스킨십을 했고, 사람들이 다시 강당으로 돌아오자 주인공은 연주를 하러 무대로 나갑니다. 두 사람에게 시비를 걸던 취객 중 하나가 난동을 부리려 했지만 토르세린이 나타나 저지했고 축제는 이어져 마지막까지 마무리됩니다. 크누텐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주인공과 크누텐의 아내는 함께 집으로 걸어가는데, 그녀는 주인공에게 집에 가기 싫다며 더 걷자고 합니다. 산책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보트하우스에 다다르고 함께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크누텐의 아내는 주인공을 노골적으로 유혹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를 뿌리치고 피곤하다며 돌아가자고 했고,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의 머릿속은 과거의 기억과 불안감으로 어지러워집니다. 다음 날 아침에 주인공은 크누텐을 목격하는데 주인공을 보고도 무심한 태도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그가 어제 일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직감합니다. 주인공은 그날 이후에 불안해하며 내내 방에 틀어박혀 글쓰기에만 집중했고, 크누텐이 과거에 자기가 좋아했던 여자와 데이트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그에게 외출도 하지 않은 채로 하고 있는 글쓰기는 그만두라고 하면서 크누테의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3. 제목의 양면성
이 소설에서 보트하우스는 주인공과 크누텐이 함께 보냈던 과거와 10여 년이 지난 후인 현재 각기 다른 상징적 의미를 갖습니다. 10여 년 전인 과거의 보트하우스는 주인공과 크누텐이 밴드를 결성하고 아지트로 삼은 곳으로 친밀한 우정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입니다. 둘은 이곳에 조각하게 만든 마이크대를 숨겼고, 나중에는 친한 친구들과 여자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자신들만의 파티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현재 보트하우스는 완전히 달라진 의미를 갖는데 바로 친구의 믿음을 저버린 배신을 상징하는 공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주인공과 크누테의 아내는 마을 축제가 끝나고 난 야심한 시각에 함께 보트하우스로 가게 되는데, 크누테는 이 모든 광경을 목격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보트하우스 안에서 주인공과 크누텐의 아내 사이에 결정적인 배신 행위가 벌어지지 않았지만 크누텐에게는 깊은 의심의 씨앗이 뿌려지고 맙니다. 이 소설에서 보트하우스는 우정을 상징하는 공간인 동시에 배신을 상징하는 공간인 셈인데, 양자 사이에는 공통적인 특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