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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책 소개
이 책은 요즘 우리가 뉴스 등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가스라이팅’ 이라는 단어의 시작이 담긴 책입니다.
이 책을 지은 로빈스턴 박사는 심리치료사이면서 가스라이팅의 피해자입니다. 그녀는 내담자의 살해와 자신의 경험으로 가스라이팅을 연구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자주 들어온 가스라이팅이라는 개념이 저자의 뉘앙스와 좀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스라이팅은 상대방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방의 행동을 통제하고 조종하는 행위나 상황이나 심리를 교묘하게 조작해 정서적으로 상대방을 조종하려는 행위, 더 간단하게는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정서적 학대입니다. 그런데 스턴 박사가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은 피해자에 초점을 맞춘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읽을 때는 왜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 같지? 왜 피해자에게 책임과 역할이 있었다고 얘기하는 것 같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어 갈수록 여러 내담자들은 물론 자신도 가스라이팅의 피해자였기에 문제 해결의 본질에 집중한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줄거리
스턴 박사는 자신이 만든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를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한 번 보겠습니다.
가스라이팅은 자신이 항상 옳다고 여기며 자존심을 세우고 힘을 과시하는 가해자와 상대방이 자신의 현실감을 좌우하도록 허용하는 피해자 사이에서 일어난다.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이상화하고 그들의 인정이나 사랑, 관심이나 보호 등을 받기 위해 가해자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허용한다. 가스라이팅은 성별의 구분 없이 모든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 개념에서는 가스라이팅이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아는 가스라이팅의 정의는 가해 행위와 가해자에만 초점을 두면서 부분적인 정보만 제공합니다. 실제로 가스라이팅 관계를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은 제외되었습니다. 이렇게 간소화된 정보는 상식선에서는 유익합니다. 그렇지만 가스라이팅은 존재의 위협을 다루는 중요한 문제이기에 정확해야 합니다. 스턴 박사의 가스라이팅에는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먼저 가해자는 피해자의 생각이나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게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아니라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며 가해자는 자신만의 세계와 권위가 위협을 받을 때 가스라이팅을 합니다. 피해자가 자신과 같은 세계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들은 그렇지 않은 피해자를 볼 때 불안에 휩싸입니다. 이들이 가스라이팅을 행사하는 방식은 꼭 흉폭하지는 않습니다. 굉장히 매력적인 사람이거나 착해 보이는 사람인 경우도 많습니다. 각기 다른 유형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메시지는 같습니다. 바로 너는 그르고 나는 옳다는 내용입니다. 그저 매력적이거나 착한 가해자의 경우 피해자가 가스라이팅을 파악하는데 혼란스러워한다는 점이 난폭한 사람의 경우와 다릅니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신의 현실감을 좌우하도록 허용합니다. 이것이 어떤 의미냐면 가해자를 이상적인 존재로 여기면서 그들에게서 인정을 받고자 한다는 의미입니다. 인정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다만 가해자의 인정이 없다면 자신이 느끼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피해자의 특징입니다. 실제로 유능하거나 매력 있는 사람조차 가스라이팅 관계에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턴 박사는 가스라이팅을 피해자의 시점에서 3단계로 규정합니다. 불신, 자기 방어, 억압 이 과정을 거치면서 피해자의 정체성과 현실감은 지속적으로 망가져 갑니다. 처음에는 가해자에게 맞받아치더라도 속에서 올라오는 자기 불신에 서서히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가해자가 옳고 자기는 틀렸다며 상대를 옹호하게 됩니다. 이런 걸 누가 겪는단 말이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이 과정을 겪으면 누구라도 쉽게 가스라이팅을 당할 수 있습니다.
3. 리뷰
책을 읽으며 의문이 든 점은 먼저 무엇이 가스라이팅이 아닌가였는가? 였습니다. 가스라이팅에 대해 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나랑 이 사람과의 관계는 가스라이팅이 있는 걸까? 내가 가스라이팅의 가해자이기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비롯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관계가 가스라이팅에 근거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습니다. 주장이 엇갈리고 진실이 왜곡되고 서로 비난하는 경험 그 자체는 가스라이팅이 아니었고 상대가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두고 적절한 방식으로 불만을 표현하는 것도 가스라이팅이 아니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볼 때 스턴 박사는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막연한 느낌이 가스라이팅의 유일한 단서라고 합니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진행되기 때문에 판단 기준이 애매하기에 그만큼 어떤 관계가 가스라이팅이다 아니다를 얘기하는 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막연한 느낌이 든다면 바로 전문가를 찾아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 저자는 피해자 비난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피해자 비난하기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주의할 부분입니다. 중요했던 부분은 저자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한 핵심이었습니다. 그것은 가스라이팅 상황에서 변화시킬 수 있는 행동은 나의 행동이다라는 현실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 타인에게 정체감을 맡기는 행동에서 벗어나려면 자기의 원차원적인 힘이 필요합니다. 이 힘을 기르지 않는다면 다른 관계에서 다시 가스라이팅을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